사라진 아이와 돌아온 엄마, 온 세상을 흔드는 복수의 첫걸음
은수현(김남주 분)은 심리학 교수이자 작가로, 사랑하는 남편 강수호(김강우 분)와 소중한 아들 강건우(이준 분)와 함께 평범하고도 따뜻한 일상을 살아가던 여인이었다. 그러나 아이가 뺑소니 사고로 사망하면서 그녀의 삶은 무너졌다. 잔혹한 현실 앞에서 법은 무력했고, 가해자의 처벌은 분노를 더했다. 시청자는 그녀의 절망이 복수로 바뀌는 과정을 함께 목격하며, 수현의 눈빛에 숨겨진 뜨거운 분노와 차가운 계산이 동시에 울렸음을 알아챈다. 외로운 마음속 감정과 목소리는 직접적인 행동으로 표출되었다. 수현은 검찰 수뇌부와 정치권력 뒤에 숨은 진실을 향해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걸었다. 한 사람의 어머니가 법도, 정의도 아닌 손으로 자신의 방식대로 답을 낼 수밖에 없는 세상. 그녀가 복수의 길 위에서 마주한 것은 진실일까, 광기일까. 전문가의 이성처럼 복수의 계획을 철저히 세우는 수현의 모습과, 가족을 잃은 절망 위에 자신을 허물고 다시 일어나려는 모습이 교차하며 시청자는 그 경계 너머로 빠져들었다. 복수는 곧 정의가 될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파멸의 시작인가.
복수와 공포, 의심이 교차하는 숨 막히는 퍼즐
권선율(차은우 분)은 아픈 심장을 안고 사는 미스터리한 인물이었다. 그는 아들의 사고 직후 수현 곁으로 나타나, 적인지 동맹인지 알 수 없는 존재였다. 선율은 법과 권력을 가볍게 무시하고 진실의 가장자리까지 접근하는 수현에게 때로는 거울이 되고, 때로는 불안정한 균열이 되었다. 그의 존재는 복수를 넘어선 인간 중심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수호는 남편으로서, 기자로서 움직였다. 자신의 아내가 범죄자가 된 현실 앞에서 고통은 더 깊었다. 기자 출신답게 진실을 좇았지만, 동시에 가족을 지키고 싶은 마음은 그를 갈등의 늪으로 인도했다. 수호의 고뇌는 진실의 무게와 책임을 모두 안아야 하는 남자의 서사였다. 주변 인물들도 이 미스터리 퍼즐 속에 치밀하게 맞물린다. 한유리(임세미 분)는 수현의 이해자이자 내연녀 논란의 중심에서 언니를 지키려는 동생이었다. 오고은(원미경 분), 장형자(강애심 분), 정명희(길해연 분), 한상(성지루 분) 등은 수현에게 우군이자 또 다른 감정의 시험대였다. 김준(박혁권 분) 전 서울시장은 정치권의 어두운 비밀을 드리우며 이야기를 더 깊게 만들었고, 권지웅(오만석 분)은 주변 인물들과 연결된 교묘한 고리로 작용했다. 이처럼 수현의 복수는 단순한 살인이 아니었다. 사회 구조의 모순, 법의 불완전함, 인간들의 욕망을 한데 엮어 놓은 무대였다. 법정도 아니라 거리도 아닌, ‘원더풀 월드’ 속 사람들의 마음과 비밀 속에서 퍼지는 긴장감은 시청각적 센세이션이었다.
복수 이후, 그들이 마주할 진짜 진실과 재생의 가능성
최후의 순간, 수현은 자신이 원망하던 것을 넘어 자신 안의 어둠도 마주해야 했다. 선율은 복수의 도구가 아니라 수현을 조용히 지킨 존재로 남았고, 수호는 부인과 함께 다시 정의의 틈을 채우며 기자로서 삶을 회복했다.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다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수현의 복수는 끝났지만, 그 울림은 남았다. 상대를 죽이고 정의를 얻는 것이 답은 아니었다. 그녀와 함께한 사람들은 각자가 몸에 깊은 상처를 지녔지만, 그 상처로 인해 서로를 치유할 수 있음을 배웠다. ‘원더풀 월드’는 보복이 끝난 자리에 남은 것은 무엇인지 묻는다. 복수의 대가로 얻는 것은 무엇일까.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시청자는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 이후에도, 수현이 가방 속에 넣어두었던 심리학 노트를 떠올리게 된다. 복수는 끝났고, 이제 남은 것은 사람이고 관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