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바랜 무대 뒤에 남겨진 두나, 평범함을 꿈꾸다
배수지가 연기한 이두나는 전설적인 걸그룹 ‘드림스윗!’의 메인 보컬이었으나, 어느 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조용한 대학가로 돌아왔다. 그녀는 다시 평범한 삶을 꿈꿨지만, 여전히 화려했던 과거는 그녀를 따라다닌다. 우연히 고깃집 고깃값 때문에 은퇴 소식이 유출된 후, 그녀는 감춰왔던 진심과 불안이 함께 표출되는 삶을 시작했다. 조용한 셰어하우스 앞에 서는 순간부터, 공학도로 완벽히 보이지 않는 이두나는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게 된다. 은퇴 후 집요하게 쫓아오는 팬들과 스스로의 정체성 간의 갈등,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무관심 사이에서 이두나는 늘 두려움에 흔들렸다. 지나간 빛을 잃고 다시 시작하려는 그녀의 결심은 시청자에게 진저리 나는 공감과 기대감을 선사한다.
서로 다른 두 세계가 마주한 순간, 진짜 속마음을 열다
양세종이 연기한 이원준은 공대 신입생이자 누구보다 평범한 대학생이다. 학점과 취업 준비로 팍팍하게 살아왔지만, 집과 같은 존재였던 셰어하우스에 낯선 얼굴이 들어오자 호기심이 깨어난다. 원준은 이두나의 팬이 아닌 평범한 이웃으로 다가가려 한다. 그는 그녀의 과거가 아닌 지금의 모습에 집중한다. 두 사람의 엇갈림은 밤의 셰어하우스 복도에서 서로의 눈빛이 바꾸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원준의 무심한 친절은 이두나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고, 이두나의 작은 변화들은 원준의 차분한 세상에 작은 파문을 일으킨다. 하영이 분한 김진주는 원준의 고등학교 짝사랑 상대로 등장하며,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은은하게 비춘다. 박세완이 연기한 최이라는 셰어하우스 동료는, 두 사람 곁에서 때론 짐을 덜어주고 때론 감정의 무게를 느끼게 한다. 김도완(구정훈), 김민호(서윤택) 등 다른 하우스메이트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이 관계에 온기를 더한다. 드라마는 로맨스만을 쫓지 않는다. 이두나의 심리적 회복, 원준의 서툰 성장, 셰어하우스의 군상들이 그려내는 대학의 일상은 위로이자 다정함이다. 둘의 합은 오롯이 혼자였던 시간 속에 숨었던 연결을 찾는 과정이며, 그 여정은 결국 ‘보통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일깨운다. 그 안에서 강렬하지만 은밀한 사랑의 파동이 울린다.
무너진 빛으로 완성된 두 사람의 새로운 시작
마지막 장면까지 ‘이두나!’는 결코 시선을 놓지 못하게 하는 따뜻한 선율이 흐른다. 이두나는 빛나던 과거를 완전히 내려놓고, 스스로를 지탱하며 다시 웃는 법을 배운다. 원준은 진심으로 그녀의 곁을 지키며 성장한 남자가 된다. 하나둘 단단해진 셰어하우스 사람들은 해체되지 않은 연결망처럼 서로의 흔적이 되어 남고, 서로가 서로에게 ‘집’이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두나와 원준이 손을 맞잡고 캠퍼스 정원을 지나가는 마지막 장면은 단순한 해피엔딩이 아니라, 서로의 속도를 이해하고 존중하게 된 두 사람의 완전한 화해다. ‘이두나!’는 화려한 무대 위의 한 사람을 조용히 바라보는 시선으로 시작하지만, 평범한 하루 속에서 완성된 사랑이라는 메아리를 남긴다. 세상을 등진 아이돌과 평범한 학생이, 서로를 통해 자신을 회복하는 과정은 시청자의 가슴속에서 오래도록 잔향으로 남는다. 이 평범함 속의 특별함이야말로 이 드라마가 전하는 진정한 선물이다.